포토그래퍼 17

빚는다[대전/도자기/몬탁도자기]

빚다 흙 따위의 재료를 이겨서 어떤 형태를 만들다. 처음으로 도자기를 빚었습니다. 나름 예술 쪽을 하고 있고 손재주도 어릴 적부터 있다고 말을 많이 들어 잘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처음에 계획은 근사한 법입니다. 돌아가는 물레에 흙을 내 손에 쥐었습니다. 그 쥐는 순간에 내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아무리 내 계획대로 만들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 모습을 보니 처음에 자부했던 나의 모든 것들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저 나의 생각이었던 것뿐이었습니다. 삶을 지낼 때 근사한 계획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특히나 생각이 많은 나로서 그 누구보다 근사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계획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역시 그 계획대로..

나만의 '글' 2022.03.02

얼굴 [삿포로/오타루]

얼굴 눈, 코, 입이 있는 머리의 앞면. 머리 앞면의 전체적 윤곽이나 생김새. 어느 순간 내 사진을 안 찍게 되었다. 특히 얼굴 사진을 안찍게 되었다. 어느 날 한순간에 큰 사고가 일어났다. 그 사고로 인해 나의 삶을 잃을 뻔했다. 감사하게도 삶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렇지만 반년 동안 병원에 있으면서 몇 번의 수술 및 시술의 반복으로 기존에 내가 알던 내 얼굴이 아니었다. 많이 달라져있던 상태였다. 얼굴뿐만 아니라 내 마음도 많이 달라져있었다. 그 후 내 사진을 안 찍게 되었다. 찍게 되면 사고가 난 전 시간들의 내 모습들이 떠오르기에 지금의 모습을 숨기고 싶어 내 얼굴을 안찍게 되었다. 그 후 몇 년이 시간이 흘렀는지 잊고 있을 때 내 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것도 내 얼굴 사진을 찍게 되었다. 어느 ..

나만의 '글' 2022.03.01

서핑[베트남 다낭]

처음 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맨 앞 처음 서핑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한 계기는 무엇을 꼭 해야 했다. 그래야 그 당시 버틸 수 있는 나였다. 처음 서해 만리포에서 배우게 되었다. 겨울 초 눈이 조금씩 내리는 그날 처음 시작 시작하게 되었다. 날이 많이 추웠다. 그렇지만 처음 배우는 열기로 인해 춥지는 않았다. 아니 솔직히 슈트를 입어서 하다 보니 춥지가 않았다. 처음 몇 시간 동안 보드를 타려고 시도를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물거품이 되었다. 물거품이 돼가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에게 짜증이 났다. '내가 굳이 이걸 해야 할까?' '내가 지금 이러한 시기인데 꼭 이걸 했어야 했을까?' 짜증과 불평이 가득함에 그래소 처음 시작하는 거라 계속 시도를 했다. 수많은 시도 속에 결국 성공하게 되었다. 혼자..

나만의 '글' 2022.02.27

웃음 [부산 해운대]

웃음 웃는 일. 또는 그런 소리나 표정. 한때 '스마일 맨'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웃음이 넘쳤다. 웃음이 넘칠 만큼 행복함에 가득했던 것 같다. 무엇으로 행복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함으로 가득했다. 시간이 지나 내 삶에 다양한 것들이 들이 닥쳐왔다. 좋은 것이였다면 좋았을 텐데... 좋지 않은 것들이 들이닥쳐왔다. 그로 인해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니 웃질 않기 시작했다. 웃는 것을 잊으니 행복함을 잊게 되었고 표정을 잊게 되었고 나를 잊게 되었다. 언제 또 저렇게 행복하게 웃을까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t.h.kim_/

나만의 '글' 2022.02.24

바다[태안]

바다 썩 너른 넓이로 무엇이 많이 모여 있는 곳. 고요하면서도 시끄럽고 잔잔하면서도 거세고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바다 그러한 바다를 좋아한다. 바다를 보는 것을 좋아하며 잠시 발을 담가 수많은 감정을 지나칠 수 있는 순간을 좋아하며 언제나 한결같은 소리로 맞이해주는 그러한 바다 나는 그러한 바다를 좋아한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t.h.kim_/

나만의 '글' 2022.02.23

걸음[대천해수욕장]

걸음 1. 두 발을 번갈아 옮겨 놓는 동작 2.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움직임 3. 나아가는 기회 같은 곳을 향해 걸을 때 같은 방향으로 걸을 때 누군가 함께 걸을 때 그 걸음이 부러웠습니다. 난 늘 혼자 걷는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외로우면서 고독하면서 그 뒤를 돌아봐도 내 걸음뿐이였던 나날들 그 걸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이 걸음을 맞추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곳을 향해 걸을려고 하고 같은 방향으로 걸을려고 하고 그 걸음에 행복함과 희망이 있는... 같은 걸음을 걷고 있는 요즘 그 걸음이 무겁지가 않습니다.

나만의 '글' 2022.02.22

시선[인도]

시선 1. 눈이 가는 길, 또는 눈의 방향 2. 주의 또는 관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인도 국내선을 타 이동하던 중 옆자리에 '스님'과 동행을 했다. 인도는 다양한 종교가 있기에 '불교'도 존재한다. 여하튼 동행하면서 가던 중 나에게 어떠한 말을 걸었다. 아쉽게도 내가 그 말의 의미를 하나도 모르고 그저 웃게 되었다. 나의 웃음에 답하듯이 그도 웃고 잠시 창문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가 창문을 향해 시선을 옮겼을 때 나는 그에게 시선을 옮겼다. 드넓은 하늘만 바라보는 그. 그가 믿는 '신'을 향해 그는 시선을 향한 것인가? 인생의 고뇌로 시선을 향한 것인가? 아니면 그저 나와의 순간이 어색해서 시선을 옮긴 것인가? 그가 시선을 옮겼을 때 그저 궁금했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

나만의 '글' 2022.02.21

우연[오타루]

우연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난 일 우연치 않게 영화 '러브레터'를 보았다. 그 속에 나오는 감정과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 그 우연이 '러브레터'라는 영화속에 내가 헤엄치고 있었다. 우연히 눈이 내리고 있었다. 모든것이 다 우연히 일어난 일이었다. 그 시간 속에 나는 더욱더 '러브레터'에 빠지게 되었다. 우연히 나에게 잠시 '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정말 우연하게 생긴 시간이 나의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우연 속에 펼쳐진 일들로 난 '러브레터'의 배경지인 '오타루'에 있게 되었다. 모든 것이 우연히 일어난 일이었지만 그런데 그곳에 있는 나는 '당연'하게 서 있었다. 이 모든 게 우연히 만들어낸 일들로 일어났지만 그 순간만큼은 당연했다. 우연히라는 것은 없는 것인가

나만의 '글' 2022.02.20

관계[인도]

관계 1.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또는 그런 관련. 2.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 또는 그 방면이나 영역. 인도의 저녁이 되면 싸움이 시작된다. '개'와 '원숭이'들의 영역싸움을 한다고 한다. 그 속에서 '개'와 '원숭이'들이 목숨까지 잃는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와 경험 속에서 그 둘의 '관계'를 생각해보았다. '처음부터 둘의 관계를 좋지 아니한 걸까?' 잠시 길을 가던 중 한 관경을 목격하였다. 어린 원숭이와 강아지들이 노는 장면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그 둘의 관계는 이러한 평화로운 '관계'가 아니었다. 무엇 때문에 이 둘의 관계가 시간이 지나 그렇게 되었는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t.h.k..

나만의 '글' 2022.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