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다 흙 따위의 재료를 이겨서 어떤 형태를 만들다. 처음으로 도자기를 빚었습니다. 나름 예술 쪽을 하고 있고 손재주도 어릴 적부터 있다고 말을 많이 들어 잘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처음에 계획은 근사한 법입니다. 돌아가는 물레에 흙을 내 손에 쥐었습니다. 그 쥐는 순간에 내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아무리 내 계획대로 만들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 모습을 보니 처음에 자부했던 나의 모든 것들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저 나의 생각이었던 것뿐이었습니다. 삶을 지낼 때 근사한 계획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특히나 생각이 많은 나로서 그 누구보다 근사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계획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역시 그 계획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