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0

빚는다[대전/도자기/몬탁도자기]

빚다 흙 따위의 재료를 이겨서 어떤 형태를 만들다. 처음으로 도자기를 빚었습니다. 나름 예술 쪽을 하고 있고 손재주도 어릴 적부터 있다고 말을 많이 들어 잘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처음에 계획은 근사한 법입니다. 돌아가는 물레에 흙을 내 손에 쥐었습니다. 그 쥐는 순간에 내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아무리 내 계획대로 만들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 모습을 보니 처음에 자부했던 나의 모든 것들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저 나의 생각이었던 것뿐이었습니다. 삶을 지낼 때 근사한 계획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특히나 생각이 많은 나로서 그 누구보다 근사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계획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역시 그 계획대로..

나만의 '글' 2022.03.02

서핑[베트남 다낭]

처음 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맨 앞 처음 서핑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한 계기는 무엇을 꼭 해야 했다. 그래야 그 당시 버틸 수 있는 나였다. 처음 서해 만리포에서 배우게 되었다. 겨울 초 눈이 조금씩 내리는 그날 처음 시작 시작하게 되었다. 날이 많이 추웠다. 그렇지만 처음 배우는 열기로 인해 춥지는 않았다. 아니 솔직히 슈트를 입어서 하다 보니 춥지가 않았다. 처음 몇 시간 동안 보드를 타려고 시도를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물거품이 되었다. 물거품이 돼가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에게 짜증이 났다. '내가 굳이 이걸 해야 할까?' '내가 지금 이러한 시기인데 꼭 이걸 했어야 했을까?' 짜증과 불평이 가득함에 그래소 처음 시작하는 거라 계속 시도를 했다. 수많은 시도 속에 결국 성공하게 되었다. 혼자..

나만의 '글' 2022.02.27

홀로(인도)

홀로 자기 혼자서만 홀로 계단에 앉아 있었습니다. 계단에 앉아 그저 갠지스강을 바라보는 그 시간 난 홀로였습니다. 수많은 생각들이 겹치고 겹쳐 정리를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홀로 인도에 갠지스강을 바라보며 계단에 앉아 있었습니다. 몇 분이 흘렀는지 아니 몇 시간이 흘렀는지 알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 나는 홀로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까지 난 홀로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되었는지 그 생각들의 정리로 지금 내가 더 나아갈 수 있는지 홀로 또 다른 생각을 하며 그 계단에 앉아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 김태훈(@_t.h.kim_)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나만의 '글' 2022.02.25

웃음 [부산 해운대]

웃음 웃는 일. 또는 그런 소리나 표정. 한때 '스마일 맨'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웃음이 넘쳤다. 웃음이 넘칠 만큼 행복함에 가득했던 것 같다. 무엇으로 행복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함으로 가득했다. 시간이 지나 내 삶에 다양한 것들이 들이 닥쳐왔다. 좋은 것이였다면 좋았을 텐데... 좋지 않은 것들이 들이닥쳐왔다. 그로 인해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니 웃질 않기 시작했다. 웃는 것을 잊으니 행복함을 잊게 되었고 표정을 잊게 되었고 나를 잊게 되었다. 언제 또 저렇게 행복하게 웃을까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t.h.kim_/

나만의 '글' 2022.02.24

바다[태안]

바다 썩 너른 넓이로 무엇이 많이 모여 있는 곳. 고요하면서도 시끄럽고 잔잔하면서도 거세고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바다 그러한 바다를 좋아한다. 바다를 보는 것을 좋아하며 잠시 발을 담가 수많은 감정을 지나칠 수 있는 순간을 좋아하며 언제나 한결같은 소리로 맞이해주는 그러한 바다 나는 그러한 바다를 좋아한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t.h.kim_/

나만의 '글' 2022.02.23

걸음[대천해수욕장]

걸음 1. 두 발을 번갈아 옮겨 놓는 동작 2.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움직임 3. 나아가는 기회 같은 곳을 향해 걸을 때 같은 방향으로 걸을 때 누군가 함께 걸을 때 그 걸음이 부러웠습니다. 난 늘 혼자 걷는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외로우면서 고독하면서 그 뒤를 돌아봐도 내 걸음뿐이였던 나날들 그 걸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이 걸음을 맞추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곳을 향해 걸을려고 하고 같은 방향으로 걸을려고 하고 그 걸음에 행복함과 희망이 있는... 같은 걸음을 걷고 있는 요즘 그 걸음이 무겁지가 않습니다.

나만의 '글' 2022.02.22

발걸음[인도]

발걸음 발을 옮겨서 걷는 동작 이른 아침 수많은 이들이 걷기를 시작한다.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걷는지는 난 모르지만 그들은 걷기를 시작한다.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수많은 인파가 걷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녀가 말을 했다. '우리는 기도를 하기 위해 걷는 것이다.' 알고 보니 어느 날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도착지까지 가면서 기도를 올리기 위해 걷는다는 것이다. 그 거리도 하루 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며칠이 걸리는 거리지만 그들은 다 같이 그 길을 걷는 것이다. 그들의 발걸음에는 소망을 위해 미래를 위해 삶을 위해 걷는 것이었다. 지금 나의 발걸음에는 어떠한 것이 들어있을까? 살기 위한 발버둥인가 아니면 살기 위한 소망인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t.h.kim_/

나만의 '글' 2022.02.18

순간[하늘]

순간 매우 짧은 동안 한순간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그 순간을 놓치면 영원히 볼 수 없는 그 한순간이 있다. 기나긴 비행의 시간에 지쳐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다. 나뿐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눈을 붙여 고요한 비행이었다. 고요함 속에 갑자기 나의 감정이 벅차 나도 모르게 눈을 뜨게 되었다. 그 감정이 왜 갑자기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눈을 뜬 나는 '나는 지금 어디쯤일까?'라는 생각으로 밖을 바라보게 되었다. 바라보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간이 나에게 다가왔다. 지평선속에 수많은 색들이 사라지는 동시에 또 다른 색을 만들고 있는 그 순간을... 그 과정의 순간을 지금 내가 체험하고 있던 것이었다. 고요함 속에서 순간의 강렬함을 느꼈다.

나만의 '글' 2022.02.17

잊고 있었던 것 [하늘]

하늘[명사] 1. 지평선이나 수평선 위로 보이는 무한대의 넓은 공간. 2.‘하느님’을 달리 이르는 말. 잊고 있었다. 내가 늘 기쁘게 바라보고 행복에 차 미소 지었던 것이 가까이 있었던 것을 잊고 있었다. 인생의 슬픔들이 하나씩 쌓일때마다 나의 위로가 되었던 것을 잊고 있었다. 늦은 오후 집에 갈 때 늘 나와 함께해 나를 품어주었던 것을 그저 고개만 치켜세우면 내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왜 그저 고개를 하염없이 아래로만 향했는지 내 인생의 무게감에 핑계삼아 그저 보지 않았던 것을 그래서 오랜만에 하늘을 보았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t.h.kim_/

나만의 '글' 2022.02.12